
이직을 한지 어느덧 1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,
생각해보면 이전 회사와 현재 회사는 많은 차이가 있다.
당연히 문화, 산업군, 개발환경 등등 많은 것이 다르겠지만, 그 중에서도 가장 이질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이었다.
일례로 이직하면서 회의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바로 ROI 이다.
Return On Investment(투자 수익률)
투자자의 어떤 자원 투자로 인해 얻어진 이익
- 위키백과
엔지니어링 관점에서 ROI를 말한다면 인력 투자 대비 결과물을 의미할 수 있다. 회사마다 ROI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수도 있지만, 적어도 현 회사에서는 그런 것 같다. ROI를 중요시 하는 현 회사에서는 아래와 같은 말을 많이 듣는다.
"이게 과연 ROI가 나올까?"
"ROI가 너무 안나와서 미뤄야할 것 같은데요?"
"ROI가 어느정도 될 것 같아요?"
회의가 끝나고 할당받은 티켓들을 훑어보면 중요도가 높으면서 ROI가 잘 나오는 것들이 많다. 그래서 모든 팀원들이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낸다. 그리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빠르게 해결해 나가면서 새로운 것들을 같이 배워나간다. 이런 과정을 매 스프린트마다 겪다보면 3개월,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많은 부분이 변화되었음을 체감할 수 있다.
그런데, 신기하게도 멀리서 큰 그림을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. 분명 업무에서는 많은 변화를 체감했는데, 1년동안 서비스가 어떻게 변했냐고 보면 크게 달라진 점이 없이 느껴진다. 기능도 많아지고 성능도 좋아지도록 튜닝을 했는데도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? 쉽게 말하면 자동차 부품은 매번 새걸로 갈고 좋은 소재로 갈아끼는데, 밖에서 보면 여전히 구식 차량인 셈이다. 좋은 부품으로 갈아끼우고 점검도 자주 하는데 막상 주행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.
문제를 해결하려면, 자동차를 새걸로 바꾸면 된다.
근데 이건 부품은 교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투자가 들어간다. 즉 ROI가 안나온다고 볼 수 있다. 투자가 지나치게 크게 다가오는 반면 결과는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. 적어도 엔지니어링에서 Tech debt을 바라볼 때 그런 기분을 많이 느낄 수 있다. Tech debt이 더 이상 커버되지 않을 때는 어쩔 수 없이 크게 구조를 변경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. 이런 건 ROI가 안나와도 해야 한다. ROI는 둘째치고 서비스가 동작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.
하지만 큰 구조를 바꾸면 많은 이점을 누릴 수 있는 프로젝트는 다르다. 예를 들어 서비스 아키텍쳐를 새롭게 구성한다고 했을 때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해보자. 이 프로젝트가 나아가야할 방향인 것을 알고 시도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. 하지만 이런 일들은 ROI가 높지 않다. 인력 투자는 많지만, 눈에 보이는 결과는 정확하게 계산하기 힘들다. 또 얼마나 오래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. 그러다보니 우선순위가 높고 ROI가 나오는 프로젝트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밀려버린다.
1 달, 2 달... 1 년, 2 년...
이렇게 쭉쭉 밀리다보면 결국 처음에 계획했던 것보다 더 큰 tech debt 들이 쌓이게 되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. 그러면 프로젝트 사이즈가 더 커지고, ROI는 더 떨어지게 된다.
ROI를 길게 보면 어떨까?
회사를 운영해본 적이 없고, 매니저를 해본 적이 없어서 단편적인 부분만 이야기하는 걸 수도 있다.
하지만 개인적으로 큰 프로젝트일수록 ROI는 큰 J 커브를 탄다고 생각한다.

당장 앞의 커브를 보면 더 큰 난관과 운영 비용들이 발생할 수 있다. 당연히 인력비용도 많이 들어갈 것이고 서비스 개발 속도는 늦어질 수도 있다. 하지만, J 커브의 바닥에서 올라오는 시점이 되면 그 이후 속도는 훨씬 빠를 것이다. 잘못된 나침반을 보면서 앞을 보고 달리는 것보다, 올바른 방향으로 맞춰진 상태에서 한 걸음을 걷는 것이 더 빠르다.
If I only had an hour to chop down a tree, I would spend the first 45 minutes sharpening my axe.
나무를 베는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,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쓰겠다.
- 링컨
링컨의 명언처럼, 나침반을 고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?
당장 3개월, 6개월 간은 차이가 없어도, 1년, 2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새 차로 탈바꿈할 수 있지 않을까?
여러분은 ROI를 어떻게 계산하시나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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